병원에서 나와, 지금은 장모님 댁에 머물고 있습니다.
모든 가족들을 만날 수 있어 정말 좋습니다.
가족들이 눈앞에 보인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있다는 것이 참 좋습니다.
조금 달라진 점이 있다면,
제 머리가 짧아졌다는 것입니다.
병원에 있으면서 일했던 기억, 그리고 치료받던 기억 속에
제 머리는 계속 짧은 상태였습니다.
다친 이후로, 그 모습이 계속 이어진 듯합니다.
장모님과 장인어른도 너무 좋고,
형님, 형수님, 아이들 모두 반가웠습니다.
가족과 함께하니 마음이 놓입니다.
하지만 하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너무 춥습니다.
집에서는 따뜻하게 해주시고,
어머니도 따뜻한 옷을 챙겨주시고 신경 써주시는데
몸은 계속 춥게 느껴집니다.
병원은 늘 따뜻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마음은 따뜻합니다.
요즘 저는 사람들이 저에게 계속 말을 걸어주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이거 기억나?”
“그때 어땠어?”
그렇게 계속 물어보는데,
저는 기억이 난다고 생각합니다.
머릿속에는 분명히 생각이 있고,
저는 문제없다고 느끼지만,
사람들이 계속 묻는 게 조금 낯설고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저는 “나는 기억이 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깨닫게 됩니다.
그때는 모든 걸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보면 제가 기억한다고 믿었던 것들이
사실은 잘 떠오르지 않았던 것들이었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때는 내가 다 안다고 믿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는 걸 인정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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