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편 회복 중의 고백 – “브로카 실어증, 그리고 나의 이해”

저는 브로카 실어증에 가깝다고 합니다. 물론 저는 여전히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내가 그렇게 말하니, 그런가 보다 하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이 ‘브로카 실어증’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이해해서 뭘 어쩌라는 거지? 그냥 공부나 열심히 해서 빨리 끝내고 싶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곧 다시 일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고, 회사에서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습니다. 제 병명이 무엇인지 솔직히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사실 관심을 가지려 해도 매번 잊어버리니, 화가 나서 아예 관심 끄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씩 관심이 생깁니다. 제가 다친 일이니까, 제가 왜 다쳤는지, 과연 더 좋아질 수 있을지, 그리고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같은 생각들을 하게 됩니다.

브로카 실어증이라는 말도 처음에는 무슨 뜻인지 몰랐습니다. 영어 이름인가 보다 하고 넘겼는데, ‘실어증’이라는 한국어가 더 우스꽝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잃어버린 증상인가? 내가 무엇을 잃어버렸다는 건가? 그럼 내가 잘못한 것인가? 아니면 잃어버렸으니 다시 찾을 수 있는 건가?’ 이런저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말 자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브로카 실어증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었습니다.

브로카 실어증은 뇌의 브로카 영역 손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언어 장애입니다. 이 영역은 주로 말하기와 쓰기 같은 표현 능력을 담당합니다. 그래서 브로카 실어증 환자는 언어를 이해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지만, 자신의 생각을 말이나 글로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단어나 문장을 찾는 것이 어렵고, 발음이 부정확해지며, 문법적인 오류도 자주 발생합니다. 마치 머릿속에서는 모든 것을 알고 있지만, 입 밖으로 나오지 않거나 글로 옮기지 못하는 답답함을 느끼는 것입니다. 저에게 나타나는 증상들과 비슷한 부분이 많다고 하니, 이제야 조금씩 제가 어떤 상태인지 알아가는 것 같습니다. 이 사실을 받아들이고 앞으로의 회복을 위해 더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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