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계속 저에게 말을 건넵니다. 제가 말을 하는 것 같긴 한데, 무슨 말을 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제가 말을 했다고 하는데… 고맙습니다. 제가 브로카 실어증과 베르니케 실어증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생각합니다. 계속해서 아내에게 물어봤습니다. 아내는 친절하게도 “이건 브로카 실어증이고, 이건 베르니케 실어증이야” 하고 설명해 줍니다.
그러면 저는 “응, 이해했어~ 고마워” 하고 대답하죠. 하지만 잠시 후 다시 제가 무슨 말을 했는지, 그리고 아내가 무엇을 설명했는지 기억에서 사라집니다. 또다시 평범하게 지내다가 문득 궁금해집니다. ‘이건 무슨 말이지? 유튜브를 보다가 실어증에 대해 봤는데, 브로카 실어증인지 아니면 베르니케 실어증인지 잘 모르겠어. 어디에 더 가까울까?’
그럼 또 아내가 다시 설명해 줍니다. “이건 브로카 실어증이고, 이건 베르니케 실어증이야.” 같은 설명을 몇 번이고 반복해서 듣습니다. “응… 고마워…” 그리고는 또다시 기억이 사라집니다. 이런 반복의 연속입니다.
지금도 제 몸 상태를 정확히 확인하기가 어렵습니다.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이라 더욱 그렇습니다. 아내가 말하길, 브로카와 베르니케 실어증을 포함해 실어증 종류가 7~8가지나 된다고 합니다. 그중 하나인 브로카 실어증이 제 몸과 비슷한 증상이라고 합니다.
오늘도 공부를 합니다. 공부를 하다가 문득 ‘왜 다쳤을까?’, ‘왜 이렇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떠오릅니다. 그리고는 다시 그 생각이 사라집니다. 그러다가 조금씩 제가 크게 다쳤다는 사실이 더 선명하게 다가옵니다. 이렇게 되면서 저는 ‘언제까지 공부를 해야 할까?’ 하는 생각을 끊임없이 합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걷는 듯한 답답함이 밀려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