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인생은 정말 많이 바뀌었습니다. 예전에는 매일같이 친구들을 만나고, 사람들과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하고, 저녁에는 술도 한잔 기울이며 즐겁게 어울렸습니다. 거의 일하는 것이 곧 삶이었고, 친구들을 만나는 것보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밥 먹고 술 마시고 커피 마시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그렇게 사람들과 북적이며 살았는데, 다친 후로는 누구를 만나는 것 자체가 어려워졌습니다. 저도 사람들과 제대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말을 하고 싶어도 제대로 할 수 없으니, 대화 자체가 불가능했습니다. 말이 되지 않는데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제 마음은 답답함으로 가득했지만, 주변 사람들이 저와 이야기하려 해도 제가 더 이상 대화를 이어가지 못하게 되니, 관계들이 점점 끝나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럼에도 앤디 형님은 꼭 만나고 싶었습니다. 형님은 좋은 분이기도 했지만, 그 무엇보다 형님도 아픈 부분이 있었습니다. 저와는 다른 종류의 아픔이었지만, 형님은 자신의 힘든 이야기를 자세히 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형님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형님을 만나러 신도림까지 가본 적이 있습니다. 제 인생에서 처음으로 가본 곳이었습니다. 그렇게 형님을 만나고 집으로 돌아오면, 다시 병원, 기도원, 교회로 이어지는 단조로운 일상으로 돌아갔습니다. 다른 어떤 특별한 일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랜만에 다른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대전입니다. 대전에 아내가 학술 발표(Academic Presentation)를 하는 날이었습니다. 대전까지는 예일이와 현정씨가 처음부터 함께 갔습니다. 아내가 학술 발표를 할 때, 제가 운전을 해서 데려다줄 수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에 많이 미안했습니다. 하지만 그때의 저는 어떤 생각인지, 어떤 문제가 있는지,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내가 무슨 일을 해야 한다’,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같은 생각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아내가 대전까지 버스로 간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저는 그 상황의 심각성이나 아내의 어려움을 전혀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그저 아무 생각도 하지 못했을 뿐입니다. 지금 와서야 그때의 상황을 돌이켜보니, 예일이와 처제가 얼마나 많이 도와주었는지 비로소 깨닫고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대전에서는 맛있는 빵도 먹고 커피도 마셨습니다. 그리고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정말 맛있는 밥도 먹었습니다. 이제는 이렇게 맛있는 것을 먹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할 수 있으니 좋습니다. 예전의 저는 무엇을 먹어도, 무엇을 보아도 어떤 감정인지, 어떤 생각인지, 어떤 문제가 있는지,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아직 많이 불편하고, 제 몸을 움직이는 것은 어느 정도 좋아졌지만, 제 머리는 어린아이,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작은 사람의 수준입니다.
저는 아는 생각을 두 번 합니다. 어린아이처럼 되었다가 다시 어른이 됩니다. 그리고 죽음에 대한 생각이 들 때면 다시 어린아이처럼 생각이 바뀌어버립니다. 마치 할아버지들이 나이가 들면 아이같이 생각이 바뀌는 것처럼, 저는 두 번의 변화를 겪습니다. 어린아이가 되었다가 다시 어른이 되었다가, 또다시 어린아이가 되었다가 지금은 다시 어른으로서 공부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도 주변 사람들은 저를 어른이라고 보지만, 사실 저는 어린아이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많이 부족합니다. 이 현실이 저를 너무나 속상하게 합니다. 남들은 제가 괜찮다고 하지만, 제 안에서는 여전히 끝나지 않는 싸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 Simple, Repetitive Word Practice – Speech Support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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