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야 한다. 자살을 하자.”
제가 가장 힘들었던 시기, 제 머릿속을 지배했던 생각은 오직 이것뿐이었습니다.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제게 “엄마를 생각해라”, “아빠를 생각해라”, “아내를 생각해라”, “아들들을 생각해라” 하고 말했지만, 그때의 제 마음은 그 어떤 것도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그들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고, 마음에도 와닿지 않았습니다. 오직 ‘나’라는 존재만이 있었습니다.
제 마음이 너무나 아파서, 그 고통에 짓눌려 다른 어떤 생각도 할 수 없었습니다. 자살을 결심했을 때는 ‘걱정하지 말고, 바로 자살을 해야 한다’는 생각만이 저를 지배했습니다. 그 순간에는 다른 사람들의 존재도, 그들이 겪을 슬픔도 제게는 아무 의미가 없었습니다. 오직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절박함만이 가득했습니다. 제 인생이 송두리째 사라진 것 같았고, 제 삶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느꼈습니다. 그동안 열심히 준비했던 모든 것들이 한순간에 무의미해졌고, 아무것도 떠올릴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 시기는 지났습니다. 이제는 다른 생각들이 떠오르면 더 이상 자살을 실행할 수 없습니다. 엄마가 생각나고, 아빠가 생각나고, 아들이 생각나고, 아내가 생각나면, 이제 자살이라는 생각은 끝이 납니다. 그저 제 마음이 속상한 채로 남을 뿐입니다. ‘죽을까?’ 이런 생각이 스쳐 지나가면, 그것으로 끝입니다. 이제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만약 자살을 생각하고 있다면, 이미 늦었습니다. 이제는 그런 생각을 할 여지가 있다면, 이미 늦은 것입니다. 이제는 그저 열심히 공부해서 조금씩 나아지는 사람이 되기를, 잘 되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회복 과정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상처를 받기도 했습니다. 자살과는 다른 이야기죠. 이제는 ‘죽을 것 같다’는 이야기와는 다르고, 여러 가지 아픈 상황 속에서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았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항상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저와 좋은 이야기를 나누려고 노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들의 마음과 제 마음이 다르고, 우리는 다른 사람이니까… 마음이 너무 복잡해지고, 제 마음과 그 사람들의 생각이 다르게 흘러가면서 제 마음이 더 힘들어집니다.
제가 다쳐서 말을 잘 못하니까, 거의 다른 사람처럼 느껴집니다. 저와 가장 가까운 가족들이지만, 항상 저에게 잘해주려고 노력하는데도, 때로는 제 마음이 완전히 상처를 받습니다. 그럴 때면 순간적으로 ‘내가 건강해지면 복수할 거야’ 같은 생각까지 하곤 합니다. 그렇게 분노에 휩싸이다가도, 다시 제 마음속에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됩니다. ‘내가 정말 많이 힘들었구나’, ‘내가 잘못했지’, ‘내가 병신이다’, ‘내가 다쳤지’, ‘내 잘못이지’, ‘뭐야… 이런 사람은 내 잘못이야… 내 잘못이야… 내 문제야…’ 끊임없이 스스로를 자책합니다.
그러다 보면 ‘내 문제인데 차라리 자살이나 했을 텐데, 괜히 살아남아서 더럽다. 그냥 죽었어야 했는데… 왜 병원에서 살려줘서 이런 고통을 겪게 하는 거야…’ 하는 생각까지 미칩니다. 하지만 결국 이 모든 생각의 끝에는 엄마와 아빠가 있습니다. 그분들을 생각하면 미안함이 밀려옵니다. 엄마와 아빠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저를 다시금 제대로 살아보자고 다짐하게 만듭니다. 좀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정말 제 마음이 크게 바뀝니다.
그래도 많은 것들에 대해 엄마와 아빠를 생각하면서 많은 것을 깨닫습니다. 제가 가장 힘들 때, 제가 정말 미치겠다고 소리치며 욕설을 퍼부었던 대상이 바로 엄마와 아빠였습니다. 그분들이 저를 위해 얼마나 많은 것을 감내하셨는지, 그 감사함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아직도 살아계신 부모님이 계시다는 사실이 저에게는 정말 큰 행복입니다. 계속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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