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회복 중의 고백 – “청소, 또 다른 재활이자 가족 사랑의 표현”

저는 요즘 집에서 주로 두 가지 일을 합니다. 하나는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청소를 하는 것입니다. 예전과 비교하면 좀 다른 상황이죠. 과거에는 아내가 청소를 훨씬 더 많이 했습니다. 저는 깔끔한 것을 좋아하는 편이었지만, 일에 바쁘다 보니 청소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주말에는 최대한 청소를 하려고 노력했고, 평일에는 아내가 거의 도맡아 했습니다. 청소를 좋아하는 일이긴 하지만, 일 때문에 바쁜 주말에는 아이들과 놀아줘야 하고, 집 이곳저곳을 정리하는 일도 있어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요즘 아내가 많이 힘들어합니다. 대학원에 다니면서 공부를 더 하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청소를 거의 못 하고 있습니다. 아내도 청소를 좋아하는 사람인데, 요즘은 그럴 여유가 없는 거죠. 대학원에서 다시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겁니다. 23살에 대학원에 다니며 공부할 때와 지금 35살에 다시 공부를 하려니 얼마나 힘들까 싶습니다. 공부할 수 있는 시기라는 건 정말 좋고 소중한 시간이지만, 힘든 건 또 힘든 일입니다.

아침에 아이들과 아내가 학교로 나가면 저는 청소를 시작합니다. 청소를 하다 잠시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으면, 아빠가 집으로 오십니다. 그러면 함께 공부를 합니다. 이 시간이 저에게는 또 다른 재활이자, 가족들에게 제가 할 수 있는 작은 보답이라고 생각합니다.

몸이 다친 후,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라는 것을 매일 느낍니다. 예전처럼 돈을 벌어오거나, 활발하게 사회생활을 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집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했습니다. 그중 하나가 청소였습니다. 처음에는 어설프고 힘들었지만, 이제는 제 나름의 방식으로 청소를 해나가고 있습니다. 깔끔해진 집을 보면 기분도 상쾌해지고, 무엇보다 아내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다는 생각에 뿌듯합니다.

이런 소소한 일상 속에서 저는 삶의 새로운 의미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거창한 무언가를 할 수 없어도, 제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들을 통해 가족에게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아내가 힘든 시간을 보내는 만큼, 제가 집에서 조금이라도 더 역할을 해주고 싶습니다. 이것이 제가 가족에게 보답하는 방식이자, 저 스스로를 회복시키는 과정이라고 믿습니다. 비록 몸은 불편하고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하는 이 시간 속에서 저는 다시 일어설 힘을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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