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함께 공부를 마치고 운동을 하러 나섰습니다. 거창한 운동은 아니었습니다. 집 근처 작은 도서관 옆에 있는 맨발 황톳길을 걷는 것이었습니다. 도서관도 작고, 황톳길도 아담합니다. 아빠는 맨발로 흙길을 걷는 것이 머리 건강에 좋다고 하시며, 관련된 책도 찾아보고 확인까지 했다고 하셨습니다. 아빠가 이 길을 계속 좋다고 말씀하시는 동안, 문득 어린 시절 일본 초등학교에서 맨발로 운동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20년도 더 된 일인데, 신기하게도 그 기억이 생생하게 되살아났습니다.
사실 요즘 밖에 나가는 것이 그리 좋지는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아직은 편치 않습니다. 예전 같으면 전혀 가지 않았을 곳이고, 혹시 지나치더라도 그냥 휙 하고 지나쳤을 테죠. 하지만 지금은 다쳤기 때문에 이런 곳의 소중함을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아빠와 함께 천천히 황톳길을 걸으며 주변 풍경을 감상하고, 소소한 이야기들을 나눕니다.
조금씩 사람들을 바라보기도 합니다. 물론 제가 먼저 말을 건네지는 않습니다. 특히 할머니들이 말을 걸고 싶어 하시는 것 같으면, 얼른 달리기를 해서 지나쳐 버립니다. 저는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았습니다. 다친 이후로 사람들과의 만남이 때로는 버겁고, 제가 온전치 못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불편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이 황톳길을 통해 조금씩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 같습니다. 다치기 전에는 알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들, 그리고 그 속에서 만나는 소박한 일상들이 저에게 새로운 의미로 다가옵니다. 아빠의 세심한 배려와 함께 걷는 이 길이 저의 회복에 큰 도움이 됩니다.
✅ Simple, Repetitive Word Practice – Speech Support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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