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나왔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가는 길에 장모님 댁에 들렀습니다. 익숙했던 병실을 벗어나 새로운 공간에 오니 낯설면서도 설레는 기분입니다. 모든 가족들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좋습니다. 엄마와 아빠, 장모님, 장인어른, 형님, 형수님, 그리고 사랑하는 아이들까지, 눈앞에 소중한 사람들이 보인다는 것만으로도 제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병원에 있을 때는 면회 시간 외에는 혼자였는데, 이렇게 북적이는 가족들 속에 함께 있으니 마음이 한결 놓이고 편안합니다.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있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큰 위안이자 기쁨입니다.
조금 달라진 점이 있다면, 제 머리가 짧아졌다는 것입니다.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 수술과 치료를 위해 머리를 밀었던 그 모습이 계속 이어진 듯합니다. 병원에 있으면서 일했던 기억, 그리고 치료받던 기억 속에 제 머리는 계속 짧은 상태였습니다. 거울을 볼 때마다 낯설게 짧은 머리가 제 회복의 시간을 상기시켜줍니다. 장모님과 장인어른도 저를 따뜻하게 맞아주셨고, 형님과 형수님, 아이들도 반가워하며 제 주위를 맴돌았습니다. 가족과 함께하니 긴장이 풀리고, 비로소 제가 집으로 돌아왔다는 안도감이 밀려옵니다.
요즘 저는 사람들이 저에게 계속 말을 걸어주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이거 기억나?”, “그때 어땠어?” 그렇게 계속 물어보는데, 저는 기억이 난다고 생각합니다. 뇌졸중으로 인한 인지 왜곡 때문인지, 제 머릿속에는 분명히 생각과 기억이 있다고 느끼며, 저는 문제없다고 자신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계속 묻는 것이 조금 낯설고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저는 “나는 기억이 난다”고 힘주어 말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깨닫게 됩니다. 그때는 모든 걸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보면 제가 기억한다고 믿었던 것들이 사실은 잘 떠오르지 않았던 것들이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혼자서는 알아차리지 못했던 제 기억의 공백과 왜곡을 가족들의 질문과 대화를 통해 인지하게 됩니다. 그때는 내가 다 안다고 믿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는 걸 인정하게 됩니다. 뇌졸중으로 인한 뇌 손상이 제 기억력과 인지 능력에 미친 영향을 비로소 받아들이기 시작하는 과정입니다. 이 깨달음은 고통스럽지만, 진정한 회복을 위한 첫걸음임을 압니다. 이 글을 통해 뇌졸중 환자들이 겪는 인지적 어려움과 그 극복 과정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 Simple, Repetitive Word Practice – Speech Support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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